<p></p><br /><br />지난 16년간 가슴에 묻고 있었던 아내와 딸의 죽음에 대한 한 가장의 이야기입니다. <br> <br>[A 씨 / 서울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 유족] <br>"죽을 때까지도 못 잊고 머릿속에 남는 거지. (딸이) 시집도 못 가고 내 앞에서 갔으니까 한이 맺히는 거지." <br> <br>지난 2006년 5월, 서울 강동구 A씨의 자택에 20대 남성 김모 씨가 찾아왔습니다. <br> <br>A씨의 딸이 "만남을 거부한다"는 이유에서였습니다. <br> <br>당시 흉기를 들고 달려든 가해자와 다투던 A씨는 아파트 5층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었고, 방에 있던 아내와 딸은 수십 차례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. <br> <br>이듬해 법원은 가해자에 무기징역을 확정했는데요. <br> <br>그런데 재판 당시 가해자의 '심신미약'을 이유로 감형을 주장한 변호인이 알려지며 논란은 시작됐습니다. <br><br>Q1. 채널A가 당시 변호를 맡았던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상대로 사건 피해 유족이 손해배상소송을 낸 사실, 단독보도했는데요. 사건 발생 약 16년이 지나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뭐였습니까?<br><br>피해자 유족이 소송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, 지난달 24일 이 후보가 남긴 SNS 글 때문이었습니다. <br><br>이 후보는 "가족 중 한 명이 '데이트 폭력' 중범죄를 저질렀고, 가족 중 유일한 변호사였던 본인이 변론을 맡았다"고 밝혔는데요.<br> <br>피해자는 이 후보의 표현으로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. <br> <br>[A씨 / 서울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 유족] <br>"사람을 계획적으로 죽여놓고서 남의 가정을 다 망쳐놓고서 '데이트 폭력'이라고…. 이게 어떻게 '데이트 폭력'입니까." <br><br>또 피해자 측은 소장에서 "사건 충격으로 A씨의 부친과 모친이 연이어 숨지는 등 가족 네 명이 숨졌다"며 "이 후보가 지옥 같은 삶을 다시 살도록 하는 인격 살인을 자행했다"고 주장했습니다.<br><br>Q2. 그런데 이틀 뒤 이재명 후보가 SNS를 통해 다시 사과하지 않았습니까.<br> <br>이 후보는 SNS에서 "데이트 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출 의도는 없었다"며 "피해자 가족들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"고 밝혔는데요. <br> <br>기자들의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. <br> <br>[이재명 /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(지난달 26일)] <br>"변호사라서 변호했고요. 안타까운 일이지요. 모든 범죄 피해자들은 억울한 것이고 친척들의 일을 제가 처리할 수밖에 없었는데…." <br> <br>유족 측은 진심 어린 사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. <br> <br>[이병철 / 유족 측 소송대리인] <br>"진정성 없는, 그리고 굉장히 정치적 목적에 의한 그런 발언들이 또 새로운 상처를 내게 된 것이고, (유족이) 심각한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당하고 있는 것이죠." <br><br>Q3. 직접 만나보니 피해자 유족의 건강 상태는 어떻던가요.<br> <br>장애 3급 판정을 받았던 피해자 아버지 A씨는 계속해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. <br> <br>사건 직후엔 수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만큼 괴로웠다고 말합니다. <br> <br>[A 씨 / 서울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 유족] <br>"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지 살아가지고. 지금까지도 이쪽 다리가 시원찮고 신경외과 가서 약 타다가 먹고 있고. 잠이 안 오고 그러니까." <br><br>Q4. 그런데 이 사건, 미연에 막을 수 있었다는 주장도 나오던데, 무슨 이야기입니까. <br><br>사건 발생 이전에도 피해자의 직장을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가해자에 위협을 느낀 피해자 가족이 경찰을 찾아가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고 하는데요. <br> <br>경찰이 "도움을 줄 수 없다"고 했다는 겁니다. <br><br>사건 뒤 현장 검증을 위해 자택을 찾은 당시 담당 경찰은 "직장에서 잘릴 수 있으니 신변 보호 요청 사실을 말하지 말아달라"고 회유했다고 하는데요.<br> <br>경찰 측은 "오랜 시간이 지나 관련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"는 입장입니다. <br><br>Q5. 또 이재명 후보 변론 전에 사건을 맡았던 국선 변호인도 직접 접촉했다고요?<br> <br>네, 일단 이 후보 측은 상황상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인데요. <br> <br>[우원식 / 더불어민주당 의원(지난달 29일, YTN라디오 '황보선의 출발 새아침'] <br>"후보가 밝힌 것처럼 첫 공판 전에 국선 변호사 인선이 취소되어서. 그래서 가족 중에 유일한 변호사였던 이 후보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…." <br> <br>"국선 변호인 지정이 취소돼서 어쩔 수 없이 변론을 맡았다"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. <br><br>이에 대해 채널A가 접촉한 이 사건 1심 국선 변호인은 "먼저 사임서를 내지 않았다"며 "접견도 심도 있게 하는 등 열심히 진행했던 사건"이라고 밝혔습니다.<br> <br>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"중범죄의 경우 여러 사건을 담당하는 국선 변호사가 아닌 사선 변호사가 맡아 변론하는 것이 일반적"이라고 설명했습니다. <br><br>네 지금까지 <사건을 보다> 성혜란 기자였습니다. <br><br>